소녀와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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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Things made by word

난 무고한 사람이 죄를 받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진짜 죄를 저질러서 벌을 받는 사람, 벌을 받으려는 사람을 보고는 두려움을 느낀다.

난 죄를 지으면 따라오는 '벌'이라는 것이 너무나 두렵다.

실제가 아닌 가상으로 체험하는 것까지 두려움을 느껴 피하려고 한다.

그래서 죄를 짓는 사람을 지켜보거나 그 죄지은 이가 최가 밝혀져 벌을 받는 모든 순간이

두려움으로 다가와 도망치고 싶은 욕구로 몸이 안달이 나고 만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게 뭐가 두려운가? 그건 당연한 수순이 아닌가?! 그런데 난 죄를 짓는 순간부터 벌을 받는 순간까지 공포로 덜덜 떠는 것이다. 이 공포는 어디서 오는 걸까? 나는 왜 두려운 것일까? 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싶지만 난 벌을 받는 것이 너무나 두렵다. 진짜 죄를 짖고 벌을 받는 것이 두렵다.

 

내가 공포심을 가지고 두려움을 느끼는 건 도망가고 싶다고 느끼는 이유를 알았다. 난 내가 한 일에 책임을 질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과거에 한 일들과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책임을 질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과거에 한 일들과 내가 하고 있는 일들, 앞으로 할 일들까지도 난 아무것도 책임지기 싫은 것이다. 그래거 거기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내가 한 일들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까봐 두려운 것이다.

 

난 빚지는 것을 싫어한다. 현재의 내 행동때문에 미래의 내가 힘들어지는 게 싫기때문이다. 뭔가 책임져야한다는 게 싫다. 무언가를 짊어지는 게 싫다. 자유롭고 싶다. 내 마음대로 하고 싶다. 무언가 해야만 하는 게 있는 것이 싫다. 이게 내 마음이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건...내가 살고 있는 이 현실은...

 

과거에 내가 했던 일들이 나를 지탱하고 내 모습을 유지시켜주고 있다. 지금 내가 하는 일들이 미래의 내 형태를 만들고 다른 이들이 보는 내 현재모습이 될 것이다. 인간은 했던 일로 평가받는다. 싫든 좋든 난 내가 한 모든 행동들을 미래에 책임지게 되어 있는 것이다. 내가 했던 일은 하나도 빠짐없이 내 몸에 하나 하나 기록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한 모든 일의 대가를 난 언젠가는 받게 된다.

 

그것이 두렵다면 피할 수 있는 길은 결국 '죽음'밖에는 없는 것이다. 무엇을 위한 죽음인가? 자유!!! 책임없는 , 과거없는 자유!!! 를 위한 죽음이다. 정말로 자유롭고 싶고 날기 위해서는 죽음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자유와 비상, 책임회피, 과거의 부정은 죽음의 길이지 삶의 길이 아니다.

 

그럼 삶의 길은 무엇일까? 이미 알고 있다. 근데 생각하는 것, 생각하려는 것 만으로도 두려운 생각이 든다. 난 추락하는 것이 두렵다. 결코 추락하고 싶지 않다. 추락하면 어떻게 되는가? 난 추락한 다음의 일은 책임질 수가 없다. 그래 그건 내 영역밖의 일이다. 알 수 없는 곳으로의 모험이다. 무지다. 깜깜함이다. 공포다. 그 어둠 속에서 나를 기다리는 모든 일들이 두렵다. 결코 그 속으로는 들어가고 싶지 않다. 그 안에서 나에게 벌어질 모든 일들이 소름끼치고 끔찍하다. 난 내가 모르는 영역으로는 가고 싶지 않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전혀 알 수 없는 곳에는 가기 싫다. 절대로. 그렇다.

 

나는 겁쟁이다. 그래서 나는 사는 게 무섭고 도망치고 싶고 차라리 죽고 싶은 것이다. 아니, 그래서 죽음을 찬미하는 것이다. 죽음은 이 무서운 삶 속에서 유일하게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동앗줄이자, 빛이자, 자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자꾸 죽고자하는 것이다. 태양을 향해, 빛을 향해 가려고 하는 것이다. 내가 하려는 모든 시도가 '죽음'을 향하고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나는 태양을 향해 날고 싶은 것이다. 그 곳에 가면 이 두려움과 공포가 끝난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알면서도 돌진하는 것이다. 그리고 점점 삶에서 멀어지고 인간에서 사람들에게서 나에게서 멀어져 진짜 자유를 얻는 것이다. 내가 책임질 것이 아무것도 없는 세상으로 가는 것이다. 그 곳은 편하다. 왜냐하면 책임질 것도, 해야할 것도, 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두려워할 것도 공포에 떨 일도 없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도 그렇다. 과거의 인류가 현재의 인류의 모습을 만들어 놓았다. 우리의 지금이 미래의 인류의 삶을 만들겠지. 그리고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일을 하고 죽은 사람은 역사에 남아 미래의 인류가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삶의 길이란 무엇인가? 사는 건 뭔가? 그건 추락이다. 구속이다. 책임과 과거의 인정이다. 과거의 인정이란 과거를 받아들인가는 뜻이다. 오줌의 쌀만큼 무서운 일이다. 하지만 이런 일들을 회피하다가 보면 갇히게 된다. 감옥 속에서 답답함과 목마름에 고통당하게 된다.

 

감옥에서 나가고 싶지만 나가면 하기 싫은 일만 나를 기다리고 있다. 감옥 속에서 나가서 하기 싫고 끔찍하고 두렵고 무서운 것들을 만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감옥 속에서 죽음의 빛을 갈말하며 그 빛 속으로 날고 싶어하며 혼자 외롭게 그 빛이 나는 태워버릴 때까지 견디어야한다. 영원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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